너클헤드가 ‘주먹’이라면 팬헤드는 ‘조리 도구’입니다. 로커 커버의 모양이 프라이팬을 엎어 놓은 것처럼 보여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습니다. 1948년에 등장해 1965년까지 18년간. 역대 할리 엔진 가운데 팬헤드를 ‘가장 아름다운 엔진’으로 꼽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그 18년 동안 무엇이 바뀌어 갔는지를 따라가 봅니다.
너클헤드에서 물려받은 것, 바꾼 것
팬헤드는 너클헤드의 OHV 레이아웃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 약점을 하나씩 없애 나간 엔진입니다. 큰 변경점은 두 가지.
- 실린더 헤드의 알루미늄화. 주철이었던 너클의 헤드를 알루미늄으로 바꿔 방열성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장거리·고속화되어 가던 미국의 도로 사정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 유압 타펫의 채용. 그때까지 자주 조정해야 했던 밸브 클리어런스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기구가 들어가, 정비의 수고와 작동음이 줄었습니다.
그 특징적인 ‘팬’형 커버는 사실 이 새로운 기구와 오일의 비산을 덮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디자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기능이 먼저 있었고, 그 결과로 아름다운 형태가 태어났습니다. 이것이 팬헤드의 흥미로운 점입니다.
연식 구별법 — 세 가지 시대
18년 동안 팬헤드는 차체도 엔진도 단계적으로 진화했습니다. 크게 세 시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연대 | 특징 |
|---|---|
| 1948~1953 (초기) | 61ci와 74ci 두 가지로 출발. 1948~1952년식은 유압 리프터가 헤드 쪽(푸시로드 상부)에 있었고, 1953년에 하부(태핏 블록)로 이설. 1949년에는 텔레스코픽 포크를 갖춘 ‘하이드라글라이드’가 등장해 프런트의 표정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
| 1954~1962 (중기) | 1954년 이후는 74ci로 단일화. 1958년에 리어 서스펜션을 갖추며 ‘듀오글라이드’가 되었습니다. 솔리드 마운트의 강직한 리지드 프레임 시대가 끝나고, 투어러로서의 성격이 강해졌습니다 |
| 1963~1965 (최종기) | 1965년, 셀 스타터와 12V 전장을 갖춘 ‘일렉트라글라이드’가 등장. 그리고 이 해가 팬헤드의 마지막 해였습니다. 킵으로만 시작해 셀로 끝난 18년 |
빈티지 할리의 세계에서 ‘48팬’ ‘65팬’처럼 연식으로 부르는 것은, 같은 팬헤드라도 연식에 따라 다른 물건이라고 해도 될 만큼 모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카뷰레터로 달라지는 표정
당시의 순정은 링커트 카뷰레터. 황동의 질감과 둥그스름한 바디가 팬헤드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그대로 구현합니다. 한편 초퍼 커스텀의 세계에서는 S&S B 카뷰레터로의 교체가 정석이며, 같은 엔진이라도 훨씬 투박한 표정이 됩니다.
카뷰레터별 구별법과 연대의 대응은 지난 글 “S&S B 카브와 E 카브는 무엇이 다른가”에서 자세히 다뤤습니다. 저희 팬헤드 모델은 카뷰레터를 선택할 수 있어, ‘순정의 분위기’인지 ‘커스텀의 분위기’인지 취향대로 고르실 수 있습니다.
1/6 스케일로 팬헤드를 만들 때 보는 것
팬헤드 모형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역시 그 로커 커버입니다. 단순한 곡면처럼 보이지만, 가장자리의 솟아오름과 크롬의 빛나는 방식에 따라 인상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곳이 딱딱하면 팬헤드 특유의 ‘느긋한 둥그스름’이 사라져 버립니다.
푸시로드 커버와 실린더 핀 사이의 간격, 오일 라인의 배치도 연식마다 실차 자료를 확인하며 따로 만들고 있습니다. 48~53년식과 65년식은 같은 팬헤드라도 다른 엔진을 만드는 느낌입니다.
팬헤드 엔진 모델
저희는 팬헤드를 연식별로 나눠 제작하고 있습니다.
- 1948~1953년 팬헤드 엔진 모델 — 초기형. 리지드 프레임 시대의 분위기를 원하는 분께
- 1954~1962년 팬헤드 엔진 모델 — 중기형. 74ci 단일화 이후의 완성된 모습
- 1965년 팬헤드 엔진 모델 — 마지막 해. 일렉트라글라이드 원년의 기념비적인 한 대
- 팬헤드 - Full Drive Edition - — 미션·프라이머리까지 포함한 풀 구동계 모델
- 팬쇼벨 엔진 모델 — 팬의 하부에 쇼벨의 헤드. 커스텀의 세계에서 태어난 이색작
다음 글에서는 팬헤드의 뒤를 이은 ‘쇼벨헤드’ 이야기를 합니다. 1966년부터 1984년까지, 할리가 가장 힘들었던 시대를 뒷받침한 엔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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